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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이후의 삶은 단순한 동거를 넘어서, 하나의 경제 공동체를 운영하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부부가 함께 재무설계를 어떻게 해나 가느냐에 따라 미래의 안정성과 만족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부부 재무설계는 단순히 돈을 모으는 수준을 넘어, 장기적인 경제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시스템입니다.
이 글에서는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부부 재무설계 방법을 예산 세우기, 지출관리, 자산 포트폴리오 구성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구체적으로 소개합니다.
예산 세우기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시작점은 ‘예산을 세우는 것’입니다. 수입과 지출을 명확히 파악하지 않으면 어떤 계획도 무의미해지기 쉽습니다. 예산을 세울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가계의 수입원을 모두 정리하는 것입니다. 맞벌이 부부라면 각각의 월급, 프리랜서 소득, 기타 부수입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고정 수입과 변동 수입을 구분해야 합니다.
그다음은 고정지출(주거비, 보험료, 공과금 등)과 변동지출(식비, 쇼핑, 여가 등)을 항목별로 분류합니다. 이때 중요한 건 '생활 필수 항목'과 '소비성 항목'을 명확히 나누는 것입니다. 이런 분류를 기반으로 부부가 함께 월 단위 예산을 세우고, 각 항목별 상한선을 설정하면 충동적 지출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통장 쪼개기’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생활비 통장, 저축 통장, 비상금 통장, 투자 통장 등으로 목적별 자산을 분리하면 돈의 흐름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예산은 한 번 세우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매월 점검하고 수정해야 실효성이 높습니다. 특히 결혼 초에는 수입과 지출의 변화가 잦기 때문에 매달 가계부나 예산관리 앱을 통해 정기적으로 회의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부부의 경제 공동체는 투명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되어야 하므로, 예산 편성 과정에서 서로의 소비 가치관과 목표를 충분히 공유하고 조율해야 합니다. 이것이 부부간 갈등을 줄이고, 장기적인 목표를 함께 달성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지출관리
예산을 세웠다면 그다음은 실제 지출을 어떻게 통제하고 분석하느냐가 관건입니다. 특히 신혼 초에는 외식, 여행, 쇼핑 등 새로운 경험에 대한 지출이 많아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소비 패턴을 조기에 점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출관리의 첫 단계는 지출 내역을 정확히 기록하는 것입니다. 종이 가계부부터 시작해, 현재는 가계부 앱(예: 뱅크샐러드, 토스, 머니플랜 등)을 통해 자동 분류 및 통계가 가능합니다.
둘째, ‘월말 정산’을 정례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매월 말, 부부가 함께 지출 내역을 정리하고, 예산 대비 지출을 점검하며 과소비 항목을 함께 분석합니다. 이를 통해 다음 달에는 어떤 항목에서 얼마만큼 절약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개선안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셋째, ‘소비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기준을 마련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생활 필수지출은 무조건 1순위로 유지하고, 여가 지출은 예산 내에서만 허용하거나 특정 금액 한도 내에서만 사용하도록 정하는 식입니다. 특히 결혼 후 공동 지출 항목이 많아지기 때문에, 어느 비용을 누가 담당할지도 명확히 정해야 갈등을 줄일 수 있습니다.
넷째, ‘현금 없는 소비’를 조심해야 합니다. 신용카드, 간편 결제 등 무형 소비가 늘면서 지출 감각이 무뎌질 수 있습니다. 일부 항목은 현금 예산을 정해두고 실물로 지출하는 습관을 통해 소비 절제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비 후 ‘보상 심리’에 휘둘리지 않도록 감정 소비를 관리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스트레스로 인해 불필요한 쇼핑을 하거나 외식을 반복하는 행동은 재무 설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감정소비를 줄일 수 있는 건강한 대체 행동을 마련하는 것이 좋습니다.
포트폴리오
예산과 지출관리를 통해 기본기를 갖췄다면 이제는 부부의 자산을 구성하고 불려 나가는 ‘포트폴리오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는 단순히 돈을 모으는 수준을 넘어서 자산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수익을 창출하고, 위험을 분산하는 전략을 의미합니다.
먼저, 자산 포트폴리오는 기본적으로 ‘안정성 자산’과 ‘수익성 자산’으로 나뉘며, 부부의 나이, 소득 안정성, 자녀 계획 등에 따라 구성 비율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신혼부부의 경우에는 안정성과 유동성을 중시하는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정기예금, 적금, CMA, 청약통장, 보험 등을 우선 고려할 수 있습니다.
한편, 일정 자산이 축적된 이후에는 펀드, ETF, 배당주, 부동산 리츠(REITs) 등 수익형 자산을 포함해 장기적인 자산 증식에 대비해야 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분산투자’ 원칙입니다. 한 가지 자산에 집중하면 위험에 취약하므로, 금융 자산, 실물 자산, 대체 자산 등을 적절히 분산해야 합니다.
또한 ‘공동 자산’과 ‘개인 자산’의 경계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투자 계좌 외에도 개인의 미래 대비 목적(예: 개인연금, 비상금 등)으로 별도의 자산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는 개인의 자율성과 가정의 경제 안정을 동시에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후에는 연 1~2회 정기적으로 자산현황을 점검하고 리밸런싱 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경제 상황이나 가족계획, 직장 변화 등에 따라 자산 배분 전략을 유연하게 바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부부가 함께 재무설계사 혹은 공공기관의 재무상담 프로그램을 활용해 포트폴리오를 점검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결론
부부 재무설계는 단순한 저축이 아닌, 두 사람의 미래를 설계하는 경제 전략입니다. 예산을 명확히 세우고, 체계적으로 지출을 관리하며, 장기적인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함께’ 설계하고 ‘함께’ 실행하는 태도입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라도 재무설계를 시작해 보세요.
작은 습관의 변화가 부부의 경제적 미래를 바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