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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마이너스 프리미엄’, 줄여서 ‘마프’라 불리는 아파트 거래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분양가보다 웃돈을 얹어 파는 ‘플러스 프리미엄’이 많았다면, 지금은 시장 침체로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내놓는 매물이 쏟아지고 있죠. 언뜻 보면 싸게 좋은 집을 살 기회 같지만, 그 안에는 복잡한 리스크가 숨어 있습니다. 오늘은 부동산 하락장에서 마이너스 프리미엄 아파트 거래를 할 때 반드시 알아야 할 위험 요소와 주의사항을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실거래가 하락 리스크
마이너스 프리미엄 거래에서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실거래가 하락’ 리스크입니다. 예를 들어, 2021년 분양가 10억 원에 분양받은 아파트가 현재 8억 원에 거래된다면, 이미 2억 원의 가치 하락이 발생한 것입니다. 문제는 이 하락이 일시적인 조정인지, 아니면 더 깊은 하락장의 시작인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부동산은 주식처럼 매일 실시간으로 가격이 표시되지 않기 때문에, 최근 거래 건수를 잘 분석해야 하고, 특정 단지의 호가만 보고 결정하면 큰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분양권 단계에서는 청약 당시 경쟁률이나 분양가를 맹신하기 쉽지만, 막상 시장 상황이 나빠지면 신축이라는 메리트만으로는 가격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최근 서울 강남권과 같은 인기 지역에서도 마프 거래가 등장한 것은 이런 위험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거래 전에는 KB국민은행 시세, 한국부동산원 실거래가, 인근 단지 거래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하고, 하락폭이 멈출 기미가 있는지 체크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또한 가격만 보지 말고 실수요자나 임대 수요가 충분한지, 관리비 수준은 어떤지, 인프라 개선 계획은 있는지까지 꼼꼼히 조사해야 장기적인 손실을 피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 대출·금융 리스크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대출과 금융 리스크입니다. 분양 당시에는 분양가 기준으로 LTV(주택담보인정비율)를 적용받지만, 하락장에서는 시세 하락으로 인해 실제 LTV 비율이 초과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10억 원짜리 아파트에 7억 원의 대출을 받았다면, 시세가 8억 원으로 내려갔을 때 대출 비율은 87.5%로 치솟습니다. 이 경우 은행이 추가 담보를 요구하거나 대출 회수를 압박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다주택자나 고가 아파트 보유자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에 걸릴 가능성이 높고, 이자 부담도 크게 늘어납니다. 최근 금리 인상으로 주담대 금리는 4~5%대까지 올라간 상태입니다. 단순히 싸게 사서 ‘언젠가는 오르겠지’라고 낙관하면 매달 이자 부담에 허덕이게 될 수 있죠. 게다가 대출을 일으켜 분양권을 매수할 경우, 중도금 대출 승계가 가능한지, 잔금 대출 요건이 어떤지 반드시 사전에 점검해야 합니다. 은행마다 심사 기준이 다르고, 중도금 대출은 신용도나 다주택 여부에 따라 승계 불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금융권에서 마프 매수자를 리스크 고객으로 분류해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있으니, 단순히 ‘싸니까’라는 이유로 접근하면 안 됩니다. 현재 금융 상태, 상환 계획, 만약의 상황에서의 대응책까지 시뮬레이션하고 접근하는 것이 현명한 투자자들의 공통된 전략입니다.
부동산 등기·세금 이슈
마이너스 프리미엄 거래에서 의외로 많이 놓치는 부분이 바로 등기와 세금 문제입니다. 분양권 상태에서 거래하는 경우, 전매제한 기간이나 우선 분양 조건 등 법적 규제가 붙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일부 단지는 전매 제한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프로 급매’라며 불법 거래를 시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매수자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고, 거래 자체가 무효 처리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등기 이전 시점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잔금 납부, 옵션 비용, 발코니 확장비 같은 추가 비용이 누구 몫인지 명확히 해야 하고, 미납금이나 미처리된 세금 문제가 있는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세금 부분에서는 양도소득세와 취득세를 꼼꼼히 계산해야 합니다.
최근 세법 개정으로 분양권도 주택 수에 포함되기 때문에, 다주택자가 마프 분양권을 매수하면 중과세가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2주택자가 마프 분양권을 추가 매수하면 양도세 최고 75%까지 부담할 수 있습니다. 또, 분양권 상태에서 매도하면 일반 양도세가 아닌 ‘분양권 양도세’가 붙어 세율이 더 높고, 완공 후 매도하면 취득세, 보유세, 재산세, 종부세까지 전방위로 발생합니다. 따라서 거래 전에 세무 전문가 상담을 받고, 모든 세금 계산서를 정확히 만들어둬야 예상치 못한 비용 폭탄을 막을 수 있습니다.
마이너스 프리미엄 거래는 언뜻 보면 매력적입니다. 싸게 사서 나중에 오르면 대박을 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싸다’는 것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시장 하락세, 금융 불안, 세금 부담, 법적 위험 등 복합적인 리스크가 모여 만들어진 가격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실제로 최근 부동산 커뮤니티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마프는 결국 큰돈 가진 현금 부자들의 시장”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레버리지(대출) 없이, 세금까지 감당할 여력이 있어야 비로소 진짜 ‘싸게 사는 기회’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투자 초보자나 실수요자는 마프 거래에 섣불리 뛰어들기보다는 충분한 정보 수집과 전문가 상담, 시뮬레이션을 거친 뒤에 움직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현재 상황에서는 단순히 단기 매매차익을 노리는 전략보다는, 임대 수익이나 장기 보유 계획을 기반으로 차근차근 접근하는 것이 더 안전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 혹시 마프 거래를 고민하고 있다면 지금 바로 본인의 재정 상황, 투자 성향, 장기 계획을 점검해보세요. 좋은 매물을 찾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내가 그 매물을 끝까지 감당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안에 숨어 있는 리스크를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입니다. 부동산 시장은 항상 순환합니다. 오늘의 하락장이 내일의 기회가 될 수도, 오늘의 기회가 내일의 손실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신중하고 현명한 판단으로 진짜 나에게 맞는 거래를 선택하세요!